| 處士諱之賓墓表
余少遊鄉校聞鄉案舊本藏在於留鄉所告于父老曰此案者前日鄉之先生長者維持民風之紀綱則移奉于儒宮可也衆口一辭皆以爲然聞于主倅借官樂會多士奉安于儒宮西壁室中別几焚香吿諭之餘次第擎覽則自 大明 萬曆三十三年乙巳正月爲始列書各姓望族於座目我祖先諱某某間多承載而府君諱在於天啓甲戌三月二十八日鄉貢之秩撫古傷今怳然如親見警咳此爲府君事行之實蹟也府君諱之賓字士觀玉川之趙著自勝國以門下侍中諱璋爲鼻祖世襲簪纓而至諱瑜官副正痛麗社之屋八我 朝罔僕杜門守採薇之志有二子長斯文 贈參議次崇文諡節愍參議有四子第三曰智崙友于相好有諱穩階尚書院直長諱淑璟忠順衛諱大春河西從遊乙巳禍後隱居漾碧亭先師淵翁表其墓高祖諱懋才學薦參奉曾祖諱晫宣敎郎祖諱時聖以孝 蒙旌考諱維綱妣全州李氏忠順衛修敏女以 崇禎癸酉十二月二十八日生府君天賦魁偉言行簡重隱居求志稱于鄉黨守拙安分有蘊而無施斯亦命也夫卒于戊寅正月二日葬于順天府北住岩大龜村東前峴上艮坐原後與繼妣呉氏同原而異封取程氏祭儀以所生子母祔享家翁之義前後凡三配配廣州李氏哲臣女靑松沈氏之渉女海州呉氏楫女擧二男二女男長台望有文行次弘望出系節愍公后孫慶州偰城南陽洪汝鵬二女壻也台望有子成夏自餘曾玄不盡錄嗚呼府君而法家後承兼有才行而不慍不知囂囂自樂者爲遠近士友之誦慕不衰則亦豈無異日報施之天耶鍾悳從學儒門粗識文字而甚懼樹經之無刻抆淚書此有來千秋樵童牧竪悲我衷曲毋或伐梓樹而患堂斧者庶幾有望也
七世孫 鍾悳 謹撰
처사휘지빈묘표(處士諱之賓墓表)
내가 젊어서 향교에 다닐때 향안(鄉案)의 구본(舊本)이 유향소(留鄉所)에 보관되어 있다는 말을 듣고 부로(父老)에게 고하되 『향안은 전일에 향선생의 장자(長者)가 백성의 풍화를 유지하던 벼리이므로 유궁(儒宮)으로 옮겨 봉안해야 할 것이다.』 하니 여러 사람이 옳다고 하므로 수령에게 알려 풍악을 빌리고 많은 선비를 모아 유궁 서벽에 있는 방별궤에 봉안하고 분향 고유한 뒤에 차례로 받들어 본즉 대명(大明) 만력(萬曆) 三十三年 을사 정월에 시작하여 각 성씨 망족을 좌목에 열서하였는데 우리 선조 휘 모모가 간간히 등재되어 있고, 부군의 휘함이 천계(天啓) 갑술년 三월 二十八일 향공(鄉貢)의 서열에 있으므로 옛을 생각하고 이제를 슬퍼하여 놀랍게도 친히 호흡을 본것 같으니 이것이 부군의 사행 실적이다.
부군의 휘는 지빈(之賓)이요, 자는 사관(士觀)이며 옥천조씨인데 건곡선생의 후예요, 삼탄공 휘 대춘(大春)의 五세손이다. 고의 휘는 유강(維綱)이요, 비는 전주이씨 충순위(忠順衛) 수민(修敏)의 따님이다
숭정(崇禎) 계유년(一六三三) 十二월 二十八일에 태어났는데 천품이 탁월하여 말과 행의가 간략하고 묵중하며 은거하며 뜻을 구하니 향당이 모두 그를 칭송하였다. 졸하게 지키고 분수를 편안히 하여 포부는 가졌으나 이를 펴지 못하였으니 이 또한 운명이라고나 할까.
무인년 정월 二일에 별세하니 순천부 북쪽 주암大龜村 동편 앞 고개 간좌원(艮坐原)에 안장하고 뒤에 계배(繼配) 오씨(呉氏)와 같은 묘역에 이봉(異封)한 것은 정씨제의(程氏祭儀)에 소생·자모(所生子母)로써 부장하라는 뜻을 따른 것이다.
무릇 전후 三배인데 광주이씨 철신(哲臣)의 딸, 청송 심씨 지섭(之渉)의 딸, 해주 오씨 즙(楫)의 딸이었다. 장남 태망(台望)은 문행이 있고, 차남 홍망(弘望)은 절민공의 후손 경태(慶泰)의 후사로 출계하였으며, 딸은 경주(慶州) 설성(偰城), 남양(南陽) 홍여붕(洪汝鵬)의 처고, 태망의 아들은 성하(成夏)요, 증손 현손은 다 기록하지 않는다.
아! 부군이 법가의 자제로 재주와 행의가 있고 성내지 않고 속셈 든든하게 스스로 즐거워한 것을 원근의 사우(士友)들이 서로 외며 생각하기를 말지 않았으니 어찌 다른 날에 하늘의 보시(報施)가 없겠는가. 종덕(鍾悳)이 선비 문하에 배워 대개 글자를 알므로 벼리를 세운 비석이 없음을 두려워하여 눈물을 흘리며 오는 천추에 초동목수가 나의 충정을 슬퍼하여 벌목하고 묘소에 해를 끼치지 말기를 간절히 바라노라.
七世孫 鍾悳 삼가 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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